기타 ♣칼럼♣ 서영옥 회장(75 화공) 국제신문 CEO칼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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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921회 작성일 15-03-25 10:59본문
서영옥 회장님(75 화공) CEO칼럼이 국제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동문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출처 국제신문] 국제신문 디지털뉴스부 2015-03-24 / 본지 2015-03-25일자 27면
[CEO 칼럼] 문화와 자연을 아끼는 기업을 꿈꾸며 / 서영옥 화인테크놀리지 대표
자연의 희생 발판 삼아 기업들 산업성장 이뤄
인간도 생태계 일부분,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환경문제 관심 가져야
먼저, 자랑을 하나 해야겠다. 지난 12일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신관 준공을 기념해 조촐한 음악회를 가졌다. 해 질 녘 양산어곡공단 골짜기에 한바탕 떠들썩하게 사물놀이패 한마당이 지나가고, 이어 양산 윈드오케스트라, 관악기의 독주, 멋들어진 테너와 소프라노 공연 등 그야말로 작지만 알찬 음악회를 가졌다. '해피콘서트 작은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사내 음악회 행사를 해오고 있는데, 올해로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작년까지는 회사 물류창고에서 음악회를 열었지만, 신관을 증축하면서 문화동과 연구동을 짓고, 문화동에 조그만 공연장과 갤러리를 마련했다.
서영옥 화인테크놀리지 대표
'산업과 자연과 문화는 하나다'라는 취지로 기업의 메세나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고, 이번 증축 신관에 문화공간을 짓게 된 계기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문화동 한편에는 갤러리를 꾸몄다. 물론, 시내의 멋들어진 미술갤러리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갤러리 공간을 마련해 두고 생태사진을 전시해놓고 있다. 주로 새, 나비, 물풀, 들꽃 등 우포늪의 생태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개인적으로 우포늪 지킴이 푸른우포사람들의 일원으로 활동한 지 10년이 지났다.
지난 겨울 우포늪은 풍요로웠다. 살을 에는 듯한 한파가 몰아쳐도 철새들에게 우포늪은 따뜻한 보금자리다. 600여 마리에 달하는 고니가 수면을 하얗게 수놓았고, 노랑부리저어새, 청둥오리, 큰기러기 무리도 겨울 우포늪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겨울에는 철새의 왕국, 봄에는 살아 있는 곤충박물관, 여름에는 수생식물의 천국, 가을에는 생명의 소용돌이가 되는 곳,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자연늪이 바로 이 우포늪이다.
하나의 종(種)이 사라지면 하나의 가능성이 사라진다. 한 종이 사라지면 다른 종이 연쇄적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네이처지에 따르면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매년 0.01~0.7% 수준으로 멸종하고 있으며, 속도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이는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과 개발에 따른 결과다. 그래서 하나의 종을 되살리는 것은 또 다른 많은 종을 되살리는 것과 같다. 지금 우포늪에서는 따오기 복원이 한창이다. 어린 시절 봐왔던 따오기를 복원하는 데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내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도 따오기 복원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70여 마리의 따오기가 자연 방사를 기다리고 있다. 2~3년이 지나면 이 따오기들이 우포늪의 하늘을 날아다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황새가 올겨울 김해 화포천과 하동 섬진강에서 관찰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생태전문가들은 화포천 습지와 섬진강이 황새서식지로서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리농법으로 유명한 김해지역 농민들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황새가 깃들었다는 재밌지만, 설득력 있는 얘기도 있다. 오리농법을 위해 미꾸라지, 붕어 등이 많은 논에 황새가 내려앉는 것은 충분히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지금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 우포늪이 깨어나고 있다. 물가의 버들가지에는 물이 오르고 살찐 붕어, 가물치, 잉어들이 힘찬 유영을 시작했다. 머지않아 마름과 노랑어리연꽃, 가시연꽃, 생이가래들도 고개를 내밀 것이다. 수많은 수서곤충이 활동을 시작하고, 뒤이어 잠자리들이 우포늪의 하늘을 메울 것이다. 모든 생명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 심지어 우리 인간들 역시 이 연결고리에서 빠질 수 없다. 새들이 살지 못하는 땅은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제는 기업들도 스스로 자연을 지키고 아끼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우리 사회의 기반이 되고 삶의 터전이 되는 것이 기업이지만, 지난 수십 년간의 급속한 산업화로 성장일변도를 걸어왔던 기업들이 자연에는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밑바탕에는 자연의 희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당장 먹고사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만큼, 공장을 건설하고, 그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고, 소비하며 경제성장을 이루어 오늘에 이른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자연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기업들이 자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얻은 빚을 갚는다는 의미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자연에 관심을 가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단순히 숲을 가꾸고, 멸종위기의 동식물을 되살리는 것만이 자연보호는 아닐 것이다. 조금 넓은 시각에서 본다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우리 의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이러한 의식의 변화를 기업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기업과 자연과 문화가 함께 벗하는 사람 중심의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그 첫 번째 발걸음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만 비로소 기업의 역할은 빛이 나지 않을까.
동문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출처 국제신문] 국제신문 디지털뉴스부 2015-03-24 / 본지 2015-03-25일자 27면
[CEO 칼럼] 문화와 자연을 아끼는 기업을 꿈꾸며 / 서영옥 화인테크놀리지 대표
자연의 희생 발판 삼아 기업들 산업성장 이뤄
인간도 생태계 일부분,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환경문제 관심 가져야
먼저, 자랑을 하나 해야겠다. 지난 12일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신관 준공을 기념해 조촐한 음악회를 가졌다. 해 질 녘 양산어곡공단 골짜기에 한바탕 떠들썩하게 사물놀이패 한마당이 지나가고, 이어 양산 윈드오케스트라, 관악기의 독주, 멋들어진 테너와 소프라노 공연 등 그야말로 작지만 알찬 음악회를 가졌다. '해피콘서트 작은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사내 음악회 행사를 해오고 있는데, 올해로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작년까지는 회사 물류창고에서 음악회를 열었지만, 신관을 증축하면서 문화동과 연구동을 짓고, 문화동에 조그만 공연장과 갤러리를 마련했다.
서영옥 화인테크놀리지 대표
'산업과 자연과 문화는 하나다'라는 취지로 기업의 메세나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고, 이번 증축 신관에 문화공간을 짓게 된 계기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문화동 한편에는 갤러리를 꾸몄다. 물론, 시내의 멋들어진 미술갤러리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갤러리 공간을 마련해 두고 생태사진을 전시해놓고 있다. 주로 새, 나비, 물풀, 들꽃 등 우포늪의 생태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개인적으로 우포늪 지킴이 푸른우포사람들의 일원으로 활동한 지 10년이 지났다.
지난 겨울 우포늪은 풍요로웠다. 살을 에는 듯한 한파가 몰아쳐도 철새들에게 우포늪은 따뜻한 보금자리다. 600여 마리에 달하는 고니가 수면을 하얗게 수놓았고, 노랑부리저어새, 청둥오리, 큰기러기 무리도 겨울 우포늪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겨울에는 철새의 왕국, 봄에는 살아 있는 곤충박물관, 여름에는 수생식물의 천국, 가을에는 생명의 소용돌이가 되는 곳,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자연늪이 바로 이 우포늪이다.
하나의 종(種)이 사라지면 하나의 가능성이 사라진다. 한 종이 사라지면 다른 종이 연쇄적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네이처지에 따르면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매년 0.01~0.7% 수준으로 멸종하고 있으며, 속도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이는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과 개발에 따른 결과다. 그래서 하나의 종을 되살리는 것은 또 다른 많은 종을 되살리는 것과 같다. 지금 우포늪에서는 따오기 복원이 한창이다. 어린 시절 봐왔던 따오기를 복원하는 데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내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도 따오기 복원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70여 마리의 따오기가 자연 방사를 기다리고 있다. 2~3년이 지나면 이 따오기들이 우포늪의 하늘을 날아다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황새가 올겨울 김해 화포천과 하동 섬진강에서 관찰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생태전문가들은 화포천 습지와 섬진강이 황새서식지로서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리농법으로 유명한 김해지역 농민들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황새가 깃들었다는 재밌지만, 설득력 있는 얘기도 있다. 오리농법을 위해 미꾸라지, 붕어 등이 많은 논에 황새가 내려앉는 것은 충분히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지금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 우포늪이 깨어나고 있다. 물가의 버들가지에는 물이 오르고 살찐 붕어, 가물치, 잉어들이 힘찬 유영을 시작했다. 머지않아 마름과 노랑어리연꽃, 가시연꽃, 생이가래들도 고개를 내밀 것이다. 수많은 수서곤충이 활동을 시작하고, 뒤이어 잠자리들이 우포늪의 하늘을 메울 것이다. 모든 생명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 심지어 우리 인간들 역시 이 연결고리에서 빠질 수 없다. 새들이 살지 못하는 땅은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제는 기업들도 스스로 자연을 지키고 아끼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우리 사회의 기반이 되고 삶의 터전이 되는 것이 기업이지만, 지난 수십 년간의 급속한 산업화로 성장일변도를 걸어왔던 기업들이 자연에는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밑바탕에는 자연의 희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당장 먹고사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만큼, 공장을 건설하고, 그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고, 소비하며 경제성장을 이루어 오늘에 이른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자연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기업들이 자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얻은 빚을 갚는다는 의미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자연에 관심을 가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단순히 숲을 가꾸고, 멸종위기의 동식물을 되살리는 것만이 자연보호는 아닐 것이다. 조금 넓은 시각에서 본다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우리 의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이러한 의식의 변화를 기업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기업과 자연과 문화가 함께 벗하는 사람 중심의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그 첫 번째 발걸음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만 비로소 기업의 역할은 빛이 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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