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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칼럼 게재♣ 서영옥 총동창회장(75 화공) 국제신문 칼럼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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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014회 작성일 15-09-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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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제신문 2015-09-09 / 본지 27면 ]
 
  [CEO 칼럼] 가을, 숲 속으로 빠져보자 /서영옥
 
자살률 높은 우리 사회…스트레스 관련 질환에 숲 치료가 효과적 방안
지역마다 둘레길 있어 가족·연인과 걸어보자

 

가을 숲은 마치 말러의 교향곡을 연상케 한다. 비에 젖은 푸른 숲처럼 말이다. 우리 인간들은 어찌보면 관습 덩어리이고, 습관 덩어리와도 같아서 주위에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숲도 그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 중 하나이다. 언제든 흔히 볼 수 있고, 익숙해서일까. 우리는 숲의 소중함과 가치를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숲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여러 유익한 물질로 가득 찬 보물창고이다. 깨끗하고 풍부한 산소, 청량감을 더해주는 싱그러움은 도시생활에 지친 심신을 정화시켜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
 
숲은 우리의 둔감해진 오감을 일깨워준다. 새소리와 물소리, 풀벌레소리, 바람소리 같은 청각을 자극하는 요인을 비롯해 녹음이 우거진 숲 속의 아름다운 꽃과 빼어난 자연경관은 우리의 시각을 자극한다. 그뿐인가. 아무리 값비싼 향수도 흉내내지 못할 자연의 내음, 피부를 감싸듯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 시리도록 푸르고 싱그러운 정경에 그린샤워를 하면 마치 선계(仙界)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숲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또한, 숲은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에 의한 피로를 가장 확실하고, 빠르고, 안전하게 풀어준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운동과 같은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인들과 음식을 같이 먹거나 술을 마시면서 푸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또 다른 스트레스를 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숲은 그렇지 않다.
 
미국의 한 환경심리학자는 현대인들의 원기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는 장소가 가져야 할 조건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우선, 아름다움이 있고, 일상으로부터 탈출감을 느끼며, 적절한 면적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숲은 이 네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장소이다. 즉, 숲이야말로 스트레스 해소의 최적지인 것이다. 숲길을 걷노라면 정신이 맑아지고, 나무와 야생화가 많아 지루하지 않다. 또한, 맑고 쾌적한 공기가 주는 상쾌함 등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청량제이다.
    
OECD 회원국들 중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10년 넘게 1위의 불명예를 이어오고 있다. OECD 회원국들의 건강통계를 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OECD 평균 12.0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자살률 상위권 국가들과 비교해봐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자살률은 떨어지기는커녕 증가세라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물론, 자살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문제일 수 있도 있지만, 결국에는 우리 모두의 숙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숲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숲길 걷기는 지방분해를 촉진시키고, 머리를 맑게 하며, 마음까지 넓어지게 해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건강하게 해준다.
 
정신과 의사들이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숲이 치매를 예방하고 스트레스 관련 질환을 치유하는 효과가 확인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이는 숲이 주는 효과로 피톤치드 덕분이다. 피톤치드는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를 떨어뜨려 긍정적인 심리상태가 되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숲치료라는 말을 쓰지 않고, 숲치유라고 하는데, 숲치료사 과정이 만들어지고, 제도가 도입되면 자연스럽게 숲치료 행위가 이뤄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3분의 2이상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어 숲을 잘 활용한다면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무척 클 것이다. 최근 몇 년새 우리나라의 아웃도어 산업이 급성장한 것을 보면 그 효과가 미루어 짐작될 것이다.
 
여름의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부산의 금강식물원, 경남 진주의 경남수목원 등지에는 탐방객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식물원은 다양한 수종의 나무와 야생화가 있고, 숲해설가들이 있어 건강도 챙기고, 숲에 대한 공부를 하기 좋은 곳이다. 울창한 숲을 한동안 거닐다보면 몸과 마음에 활력이 돌고, 요즘 말로 힐링이 될 수밖에 없다. 처음 찾아가기가 번거롭고, 귀찮다고 생각해서 어렵지 한 번 숲속길을 걷고, 심호흡을 하고, 명상을 해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또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 숲이다.
 
굳이 일부러 먼곳까지 찾아가지 않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둘레길을 만들어 놓아, 자신의 집 근처에 깨끗하고 잘 정비된 도심 속의 산책길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나아가 함양의 상림이나 산청의 지리산 둘레길, 창녕의 우포늪 생명길, 부산의 갈맷길 등지를 걸으면서 시원한 가을을 만끽하고,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은 물론, 자아를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혼자서도 좋겠지만,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이 가을을 숲 속에서 함께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화인테크놀로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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